이해 봄부터 홀로되신 어머니를 봉양하기를 40여 년간 하는 동안 어머니를기쁘게 하는 일이라면 끝까지 하지 않은 일이 없었으니 온갖 진기한 꽃과 색다른 식물들을 갖가지로 심었으며 어머니를 모시고 형을 맞이하여 연회를베풀면서 직접 팔관노래를 지어 언제나 부르면서 헌수하였습니다.
至於所着褻衣 必手澣而付之人便旋之 器躬自奉持
지어소착설의 필수한이부지인편선지 기궁자봉지
입었던 더러운 의복은 반드시 몸소 빨래하여 인편에 맡겨 가져오게 하였으며 그릇도 몸소 받들고 지켰습니다.
母年九十病勢危劇 嘗糞以驗之
모년구십병세위극 상분이험지
어머니 나이 90에 병세가 아주 위독하니 똥을 맛보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及歿殯于山所 日三至墓 哀痛無時
급몰빈우산소 일삼지묘 애통무시
어머니가 돌아가시니 산소에 모시고 날마다 세 번씩 묘소에 찾아가 언제나 지극히 애통해 하였습니다.
畵其母像 揭之几筵之上 朝暮致敬 而祭尊之具 躬自措辦 終始無憾
화기모상 게지궤연지상 조모치경 이제존지구 궁자조판 종시무감
그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서 궤연의 위에 걸어두고 아침저녁으로 경모하는 마음을 표현하였으며 제사지낼 때 쓰이는 도구를몸소 마련하여 끝까지 유감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卒乃過哀柴毁 勢至難救 家人來問家事 不答但言 以母像遺置于我之棺傍 吾當奉侍于泉壤之下云
졸내과애시훼 세지난구 가인래문가사 부답단언 이모상유치우아지관방 오당봉시우천양지하운
끝내 애통함이 지나쳐 몸이 바짝 마르고 상하고 말았습니다. 형편상 살아날길이 없게 되었는데 집안사람들이 앞으로 집안일에 대해 물으니 대답하지 않고 다만 말하기를 “어머니 화상을 내 관의 옆에 넣어달라. 나는 황천에 가서도 어머니를 모실 것이다.”라고 하였다 합니다.
其事親如此
기사친여차
그 어버이를 섬김이 이와 같았습니다.
且事其兄元福 盡其情 處其兄家事如其家
차사기형원복 진기정 처기형가사여기가
그 형 원복을 섬기며 정성을 다하여 형의 집안 일을 자기 집안일처럼 하였습니다.
撫愛諸姪如其子 至於婚嫁之際 躬辦婚需 使不失其時 其友愛如此
무애제질여기자 지어혼가지제 궁판혼수 사부실기시 기우애여차
여러 조카들을 자기 자식처럼 어루만지고 사랑하였으니 결혼할 때가 되면 직접 혼수를 마련하여 때를 놓치지 않도록하였습니다. 그 우애가 이와 같았습니다.
非但此也 凡於國恤 素餐三年 人或有問 每稱我有緦服 不使人知
비단차야 범어국휼 소찬삼년 인혹유문 매칭아유시복 부사인지
이 뿐만이 아닙니다. 나라의 상이 있으면 3년을 소찬으로 하였습니다. 누가 혹 왜 그런지 물으면 매양 이르기를“나는 시마복(緦麻服)을 입고 있다.”고 하여 남들이 알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其師周愼齋世鵬之終 心喪三年
기사주신재세붕지종 심상삼년
스승인 신재 주세붕의 상을 당하자 심상 3년을 지켰습니다.
其生平處心行事 實非凡人所及 可以激勵乎
기생평처심행사 실비범인소급 가이격려호
그 평생 마음쓴 것이나 한 일들이 실로 보통 사람들이 미치기 어려운 것이었으니 격려해야 할 것입니다.
末俗而有光乎先祖之遺風 鄕人至今慕之不已
말속이유광호선조지유풍 향인지금모지부이
풍속이 나빠진 세상이나 선조의 유풍을 빛내었으니 동리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그리워해 마지않습니다.
지극한 정성은 하늘이 완성시켜주는 것이니 억지로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모시는 법도나 돌아가신 후 보내는 정성에는 차이가 없어야 한다.효성이 지극하면 근본이 이미 바로 선 것이다. 일마다 응하고 돈독한 행실은 집안에 근거한것이며 선한 행실은 밖으로 미루어 나온 것이다. 잠깐 사이에 미미한 녹봉이라도 취하려 한 것은 부모를봉양하기 위함이었다. 정성을 다하여 기근을 구제하였으며 사람들의 어려움을 구제하는 은혜를 베풀었다.
贄文往謁 愼齋之門 屢蒙賞 嗟許以德器 硏精篤志 言行相符 抱德來隨 佩服終始
지문왕알 신재지문 누몽상 차허이덕기 연정독지 언행상부 포덕래수 패복종시
신재 주세붕의 문하에 글을 지어가서 뵈었고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덕스러운그릇으로 인정받았고 독실한 뜻을 갈고 닦았으니 말과 행동이 서로 부합되고 덕을 품고 와서 따르니 처음부터 끝까지 탄복한다.
憫我後學 無處藏修 慇斯懃斯 庠塾之事 勉勗後進 以衛斯文遺澤 在人百歲如昨 歿世愈久仰德滋深
민아후학 무처장수 은사근사 상숙지사 면욱후진 이위사문유택 재인백세여작 몰세유구 앙덕자심
우리 후학들이 책을 두거나 수양할 곳이 없음을 가엾게 여기시어 은근히 차분히 숙사를 만들어 주시어 후진들을 힘쓰도록하셨으니 사문이 지켜지는데 은택이 있다. 사람들에게는 백년도 어제와 같으니 돌아가신지 오래되어도 덕을우러름이 매우 심하다.
睠彼崇阿 有儼廟貌日辰之吉 于以安靈 靑衿鼎來 邊豆有楚 千秋無替 歆我馨香
권피숭아 유엄묘모일진지길 우이안령 청금정래 변두유초 천추무체 흠아형향
돌아보니 높은 언덕이여, 엄연히 자리한 사당이여. 일진이 길하니 영혼도 평안하시기를. 유림들이 모여와서 제사 음식을가지런히 차려 놓으니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변함이 없으리라. 우리의 제물을 흠향하소서.
● 春秋享祀文 춘추향사문 춘추 제사 때 올리는 글
心存孝悌 學務踐實
심존효제 학무천실
마음 속에 효성스러움과 공경심을 간직하고 배운대로 실천하는데 힘쓰시어
表裏相符 無憾存歿
표리상부 무감존몰
겉과 속이 꼭 같았으니 살고 죽음에 유감이 없으시리이다.
● 祭悔堂申公墓文 제회당신공묘문
회당 신공의 묘에 제사하는 글(현령 안응창)
維大歲 丙申 四月己酉朔 初二日庚戌 知縣事順興安應昌謹使幼學申塾敬 祭于故孝子悔堂申公之墓
유대세 병신 사월기유삭 초이일경술 지현사순흥안응창근사유학신숙경 제우고효자회당신공지묘
해를 헤아려 보니 병신년 4월 기유삭 초 2일 경술일입니다. 현의 지사 본관 순흥 안응창은 삼가 유학 신숙경으로하여금 고효자 회당 신공의 묘에 제사지내게 합니다.
생각건대 안렴사공께서는 승사랑의 먼 후손으로 훌륭한 자손이니 일찍부터 집안의 가르침을 알고 있었고 어릴 적부터특출난 뜻이 있었습니다. 온갖 행동의 근원인 효성심이 돈독하여 집안의 아름다움을 이으셨습니다. 유검루처럼 대변을 맛보시며 병수발 하시었고, 고자고처럼 피눈물 흘리면서모친상을 치르셨으며, 죽을때까지 모친의 영정을 걸어놓고 마치 곁에 계시는 듯이 정성을 다하셨습니다.
臨水遇毒 負伯涉川 本孝以梯 公何勉焉
임수우독 부백섭천 본효이제 공하면언
물가에 이르러 독한 것이 있다 하여도 형님을 업고 내를 건넜으니 본래 효성스러움과 우애함에서 나타난 것입니다. 공이 어찌 억지로 그리하신 것이겠습니까.
상을 당하여 예제를 다하였고 3년간 거친 식사를 하였으며 효심을 바탕으로충성을 다하였으니 공의 자연스러운 바였다. 혼인이나 장사지내는데 필요한 물품은 종척들이 모두 의지하였으니모두 효심에서 미루어 나온 것이라 공께서는 편안히 여기셨습니다. 말씀을 듣고 공경하는 마음이 일어나변변치 못한 제물을 올립니다. 혼령이시여 계시다면 흠향하고 받아주소서.